웹서핑 하다가 엄청난 기사를 발견해서 쓰는 포스팅. 이번 포스팅은 술 끊는 약, 알콜중독치료제로 쓰이는 Disulfiram의 기전과 새로운 적응증 개발 가능성에 대한 글이다.
우선 기사를 요약하자면 알콜 중독 치료제로 사용되는 Disulfiram의 전임상 결과 당뇨 뿐만 아니라 비만 치료에 활용될 수 있다는 가능성을 발견했다는 기사로, 아직 사람에게 적용되지는 않은 동물 실험 단계의 결과이다. 사실 이런 경우는 워낙 많아서.. 임상 들어가서 사람에게 적용되어도 뒤집어지는 판에 저런 기사는 충분히 어그로성이 다분하지만, 그래도 간혹 이렇게 이미 나와 있는 약이 새로운 적응증이 발견되어서 활용되는 경우가 있는 걸 생각하면 아예 망상은 아니다.
Disulfiram은 나온지 무려 50년이 넘는 알콜중독치료제로, 쉽게 말하면 과도한 숙취로 술을 끊게 하는 약이다. 알콜이 분해되면 숙취를 유도하는 물질이 나오는데 이를 분해하는 걸 차단하는 기전. 작용하는 과정이 어떻게 보면 직관적이고 어떻게 보면 무식한 의약품. 사실 너무 오래된 의약품이라 이것저것 임상 결과는 있지만 특허권 문제로 상품화 된 적응증도 딱히 없고, 알콜 중독 치료로도 국내에서는 쓰지 않는다.
사실 알콜 중독이라는게 뭐 진짜 술을 사랑하고 숙취가 없어서 물처럼 마시다 중독되는게 아니라 심리적인 요인이 많이 작용하기 때문에 이런 직관적인 기전의 의약품은 시장 퇴출이 당연한 수순이긴 함. 이렇게 승인 나서 잘 사용되던 약물이 시장에서 자연스러운 수순으로 퇴출되면 해당 의약품으로 다양한 적응증 개발을 통해 신약으로 재창조하는 과정을 거치기도 하는데, 그 과정에서 이번 비만 치료 의약품의 가능성을 보여준 결과가 나왔다.
해당 논문이 Disulfiram의 비만 치료에 대한 가능성을 나타낸 전임상 논문이며, 관심이 있다면 조금 더 읽어 봐도 된다. 요약하자면 고지방 식이 (40 % 우유, 10 % 계란, 10 % 설탕)+Disulfiram을 복용한 생쥐와 표준 식이 (20 % 단백질, 4 % 지방, 50 % 탄수화물 74%..?)를 복용한 생쥐의 몸무게 증가량이 큰 차이가 없었다는 내용이다. 이렇게 말로 표현하면 애매하고 아래 결과 사진을 보면 조금 더 직관적인데,
G1 쥐 : 표준식이
G2 쥐 : 고지방식이
G3 쥐 : 고지방식이 + Disulfiram 50mg/kg/일 6주간
G4 쥐 : 고지방식이 + Disulfiram 200mg/kg/일 6주간
확실히 Disulfiram과 고지방식단을 복용한 생쥐와 표준식단을 복용한 생쥐의 몸무게 차이가 크게 없고 특히 Disulfiram을 더 많이 먹은 생쥐는 종국에 표준식이를 한 생쥐보다 몸무게가 더 빠지는 결과가 나옴 (!!) . 사실 이런 전임상은 진짜 직관적인 결과에만 주목하고 다른 기전 여부나 부작용 같은건 확인할 수 없기 때문에 (막말로 알콜중독 치료처럼 무식한 기전으로 먹고나면 변을 너무 봐서 정이 떨어진다던지..) 실제 상업화 여부나 사람 임상엔 어떻게 작용할지는 모르겠다.
하지만 분명 이런 유의미한 결과가 있음으로서 계속 연구 개발이 진행되고 기존 의약품의 신약화가 가속되어 경제적 이득을 창출하는 것은 맞으니까. 꺼진 약도 다시보자.. 기사는 어그로 성이 다분해도 의약품에 대한 기대는 가져보는게 좋을 수도?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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