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약회사 약사로 사는 법_리냑의 약사로그
제약회사의 약사로 사는 삶, 나는 가장 최다이자 궁극적으로 진출하는 약국 약사, 배우는 게 많은 병원 약사로서의 삶이 아닌 제약회사의 약사로 근무하고 있다. 제약 회사 “약사” 임에도 불구하고 일반적으로 약사가 많이 진출하는 허가나 임상, 학술 영업 분야가 아닌지라 약사로서 회사에 적응하는 것이 아닌 일반 회사원으로 회사에 적응 하는 삶에 대해 고민할 때도 많고 또 면허를 아예 사용하지 않는 부서인 만큼 약사로서의 정체성에 대해서 혼란을 느낄 때도 있지만.
어찌 되었건 “회사”라는 물리적 조직에서 근무하고 “약사”면허가 존재하니 일단은 제약산업에 종사하는 제약 약사가 맞다.
본인이 일 한 만큼에 대한 책임만 져도 되는 약국과 달리 내 책임도 남의 책임, 남 책임도 내 책임이 될 수 있는 곳에 근무하면서 속앓이도 많이 하고 때로는 보람도 느끼면서 진짜 “회사원”의 삶을 체득하고 있다. (약사의 삶이 아니다.) 동시에 이걸 어떻게 부모님은 한 평생 해 오셨는지에 대한 존경은 덤으로 따라오는 중.
아이러니하게도 취직할 땐 전혀 느끼지 못하던 약사의 장점을 (요즘 세상에 6년이나 공부를 했는데 석사도 아니고 유학도 안 다녀오고 그 흔한 어학연수 조차 다녀오지 않은 여자를 이 바닥에서 선호할 리가 없다.) 회사원으로 근무하면서 느끼고 있는 것도 재미있는 점.
절벽 위의 외나무 다리를 아무 것도 없이 건너는 것과, 아득하게 아래에 있지만 어쨌든 죽지는 않게 도와주는 그물망이 있는 위를 걷는 것과는 체감상 기분이 다르다. 물론 삶이라는 것이 <이러느니 차라리 죽지> 하는 생각이 들 수도 있다는 예외규정이 있지만.
거기다가 약사 면허 라는 게 청담동의 고층 빌딩처럼 한 채만 가지고 있어도 불로 소득으로 살아 생전 내 앞가림이 되는 것도 아니고, 뮤지컬 배우 함연지분의 오뚜기 기업처럼 어마어마한 규모의 빽도 아닌지라, 이것만 믿고 이 험난한 세상과 다이다이(?) 뜬다!! 하기에는 어폐가 있지만, 그래도 습관처럼 밀려오는 속쓰림 속에서, “이거라도 해야.. 먹고 살 수 있어.. “ 하며 화장실에서 펑펑 울고 눈물 닦는 걸 막아 주는데 에는 충분한 역할을 하고 있다
다만 그런 위안은 지극히 개인적이고 회사에서 알아주는 것은 아니기에 제약 회사에서 잘 적응하기 위해서는 여전히 치열하게, 또 습관처럼 열심히 살려는 자세를 가져야 한다. 이제 그대들은 알지 않는가. 더 이상 약사 면허가 뭐 대단한 벼슬이 아니며 이게 내 인생의 “무난한 삶”은 책임져 줄 수 있어도 “성공한 삶”을 책임져주지 않는다는 것을.
무엇보다 우리가 나은 점은 약에 대해서 조금 더 알고 있는 것 뿐이다. 생물학 석박을 마친 연구원들에 비해서 인체생리학을 더 잘 아는 것도 아니고 화학 석박을 마친 연구원들에 비해서 신약개발 능력이 뛰어난 것도 아니다. 우리는 그저 멀리서 봤을 때 (대학원을 가지 않았다면) 학사이며, 동시에 신약의 불모지인 대한민국에서 태어난 비주류 산업군 전공자일 뿐이다. 더군다나 고..연봉..산업군도 아닌..
그럼에도 불구하고 우수한 생명공학과 인재들의 취업 타겟 시장이며 해당 분야에서 성공하고자 하는 열망을 가진 수많은 인재들이 도전하는 블루오션인듯 블루오션 아닌 레드오션 같은 너.
병원 약사 약국 약사 처럼 약에 대해서 끊임 없이 공부해야하는데 거기다가 플러스 알파로 약 외의 것들도 끊임없이 공부해야하는, 한 우물인듯 한 우물 아니지만 한우물 같은 너.
이처럼 어떻게 보면 자명하고 불편한 진실을 마주한 직업이 제약회사 약사가 아닌가 싶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내가 왜 제약 약사를 선택했느냐 하면,
은 다음 포스팅에.. 계속..